전쟁이 시작된 지 보름도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교민 대피 행렬은 이어지고 있습니다.
어린 세 아들을 데리고 대피한 우크라이나 교민을 YTN 취재진이 만났는데요.
폴란드 현지에서 양동훈 특파원이 단독 보도합니다.
[기자]
우크라이나 서쪽 도시 르비우에 거주하던 김정화 씨는 우크라이나 국적 남편과 세 아들을 데리고 피란길에 올랐습니다.
르비우에는 아직 본격적으로 전쟁의 참화가 미치지 않았지만, 어린 아들들이 걱정돼 미리 대피했습니다.
[김정화 / 우크라이나 교민 : 저희는 이제 아이들이 셋이 있고, 앞으로도 조금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해서 이쪽으로 이동하게 됐습니다.]
김 씨 가족은 최근 YTN이 보도한 정재근 씨 가족과 같은 길을 따라 폴란드로 넘어왔습니다.
이곳은 우크라이나-폴란드 국경에 있는 돌호비초크 검문소입니다.
근처 코르초바나 메디카 검문소보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, 피란민들이 혼잡을 피해 이곳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.
김 씨는 음악 활동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우크라이나인 남편을 만나 지난 2004년 결혼했습니다.
남편은 르비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악장으로 일하고 있고, 예전에는 한국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.
[김정화 / 우크라이나 교민 : 한국의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 부수석으로 8년 정도 근무하다가 이제 이쪽으로, 본국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.]
남편은 우크라이나 국적 40대 남성이라 원칙적으로는 징집 대상이지만, 미성년 자녀가 3명 이상이면 예외가 되는 조건에 따라 함께 대피했습니다.
김 씨 가족은 남편의 친구가 있는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이동한 뒤, 자선 공연 등을 통해 얻는 수익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생각입니다.
이제 열두 살이 된 큰아들은,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조부모님을 얼른 만날 수 있기를 고대했습니다.
[다니엘 / 김정화 씨 아들 : 전쟁이 빨리 잠잠해졌으면 좋겠고,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. 할머니랑 할아버지도 (우크라이나에) 계시니까요.]
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, 르비우 등에 거주하는 교민들의 대피 행렬이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입니다.
폴란드 돌호비초크에서 YTN 양동훈입니다.
YTN 양동훈 (yangdh01@ytn.co.kr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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